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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
공허는 나의 일부, 혹은 전부가 사라져 마음이 텅 빈 것 같은 느낌 입니다. 공허가 찾아오면 모든 게 심드렁 하고
무의미하죠. 이 세상에 덜렁 홀로 남은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슬픔이 제거된 외로움' 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공허는 자기 고갈을 통해 외적 성취를 이루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내적 성취가 부재할 때 느끼는 감정이에요.
오직 성과만을 위해 매진한 힘의 크기와 공허감의 크기가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일까요. 목표했던 일의정점에 다다라 공허를 마주할 때, 우리 마음은 더욱 아뜩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 결정 Self-ddetermination' 이란 자기 인생의 주체자로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능력을 뜻해요. 어떤 일을 할 때 자기 결정을 통해 설정한 목표가 있다면 일을 하는 과정에 의미를 둘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않아도, 심지어 엉망이 되더라도 일을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보상이 될 수 있고요.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많은 일은 진행하는 과정 그 자체에서 에너지를 얻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로지 결과에만 의미를 둘 이유가 별로 없죠. 어쩌면 성과조차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타인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경우라면완전히 달라집니다. 내가 일을 채워가는 게 아니라 일이 나를 정의하고, 당연히 과정보다 성과가 중요해집니다. 합격을 하면, 승진을 하면, 돈을 많이 벌면, 시키는 대로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게 되죠. 성과가 나쁘면 실패자나낙오자가 되는 것만 같습니다. "난 지금 까지 뭘 위해 노력한 거지?" 라고 스스로에게 계속 되묻게 되고요. 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나의 가치가 한순간 내동댕이쳐지는 기분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공허는 사랑받길 원했지만 끝내 사랑받지 못했음을 깨닫는 순간 밀어닥치는 것 같아요.
우리는 조건부 보상을바라는게 아니라 온전한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입니다. 조건에 상관없이 존재 자체로 수용 되기를 원하죠.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조건없이 지지하고 인정하고 있나요? 혹시 까다로운 규칙과 목표를 조건으로 제시하고 수행 여부에 따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계산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어쩌면 후자의 경우가 훨씬 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자신을 혹독하게 대하기란 무척 쉬우니까요.
우리는 사회적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죠.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얻는 가치감은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다만 외부의 인정에 우리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위험다는거죠. 그런 위험을 견제할 수 있도록 우리가 조건 없이 스스로를 지지하는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지지하기 위해선 우선 자신에 대해 좀 알아야겠죠. '나의 생각을 생각한다' 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어떤 '나의 생각'을 생각해보면 좋을까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보는 게 가장 쉬울 것 같네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가 아니라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 걸까?'라고 자신에게 질문해보는 거예요. 여기서 '좋아하는 것'이란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이루고자 하는 꿈이나 소망, 희망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새로운 자세로 바라보는 거죠. 이를 통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설정된 타인의 욕망을 찾아내어 나의 욕망으로 재설정하는 과정을 많이 겪어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 과연 스스로 선택한 것인가?' 라는질문은 그럴듯한 성과에 자신도 모르게 매달리지 않도록 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걸까?',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는데 왜 이렇게 쓸쓸한 걸까?', '다들 기뻐하는데 어딘가 허전한 이 기분은 뭐지?' 등등 훌륭한 성과를 얻었음에도 마음이 복잡해진다면 자신에게 질문해보세요. '이 일을 할 때 나는, 타인의 욕망과 나의 욕망을 적절히 배분했는가?' 라고.
일의 결과를 바꿀 순 없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무감함
마음에도 에너지가 있습니다. 무감함이 가득하던 때를 돌아보면, 그 힘이 모두 증발하고 마음이 일하기를 거부하던 시간이었던 것같습니다. 분명 여러 감정은 오고갔지만, 그걸 느끼지는 않으려 했던 거죠. 감정을 느끼는 일 역시 에너지를 필요로 하니까요. 겉으로 보면 자신을 방치하는 것 같지만, 들여다보고 나니 마음의 작동을 멈춰서라도 어떻게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노력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겨울잠이라고 여겨도 좋습니다. 마음에 쓸 수 있는 힘이 모일 때까지 생존에 집중하는 기간인 거지요. 그 기간이 지나면 비로소 자신에게 관심이 생깁니다.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계획이 조금씩 떠오르고 서서히 그 종류와 양도 늘어나죠. 그러면서 마음에 힘이 생겨나고 자연스레 자신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마음의 힘은 다시 채워지는 궤도에 오르면 선순환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점검할 정도의 힘이 채워지면 서서히 타인에게 관심을 두게 되고요. 제때 흘려보낼 일을 그러지 못하고, 잊어도 될 일을 잊지 못해서 생긴 아픈 감정들을 잘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마음에는 어떤 감정이든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감정들을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다면, 감정들 역시 무탈하게 우리를 지나갈 거예요.
우울
우울은 자기 자신의 '부재'를 확인하는 고통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감정입니다.그러므로 나의 우울엔 내가 없습니다.
그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우리는 먹고, 자고, 움직이며 삶을 유지하기 위한 생물적 본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먹고 자고 움직이는 이 단순한 행위가, 자기 존재가 실종되었다는 생각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함과 동시에 나의 실재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아득함
이대로 영영 길을 잃을까 걱정할 것도, 도태되진 않을까 염려할 것도 없습니다.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전진, 후진 뒤섞여 엉망인것 같지만, 삶의 모든 방향은 결국 언제나 전진입니다. 어떻게든 나아갑니다.
너그러움
우리는 완벽하기를 원하지만, 그보다는 완전하기를 지향해야 합니다. 완벽은 과정의 실패와 결함을 용납하지 않는 개념이지만, 완전은 그 모든 것을 아우릅니다. 우리가 완전함을 지향할 때 부족함은 결점이 아닙니다. 그것은 동기이자 열의이고, 힘이자 이유이며, 가능성이 됩니다. 하지만 완벽을 원하는 순간, 우리는 불완전한 자신을 끊임없이 부정하고 핍박하게 될 거예요.
자기파괴
자기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마음을 들여다보면, 가장 마음에 드는 내가 가장 증오하는 나를 밀어내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마음에 드는 나는 허상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증오하는 나는 누구일까요?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는 실제의 나입니다. 이 둘의 괴리는 지금의 나를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밀어넣습니다. 그로 인해 불안감이 심해지면 삶이 통째로 흔들리죠. 이 상황에서 자신을 구하고자 하는 행동이 자기파괴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위험한 걸 알면서도 이러한 행동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죠.
무관심
내 감정을 모르는 정도와 나를 모르는 정도는 같습니다. 내 감정을 모른다면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나를 통제하기란 쉽지 않겠죠. 때문에 감정을 인지하는 건 자신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감정의 패턴과 메커니즘이 저절로 알아서 작동한다고 생각해버립니다.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스스로를 관찰하기보다는 영원히 달라지지 않을 것처럼 대하는 것이죠.
냉정
감정 억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선 마치 그 감정에서 벗어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유로워진 게 아닙니다. 억눌린 감정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납작해져 마음의 밑바닥에 그대로 박제된 것이죠. 이렇게 감정을 멸종시키면 살아 있지만 살아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시기,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인간성의 빙하기를 맞게 됩니다.
연민
'나의 적은 나'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애당초 우리에겐 적이 없습니다. 그저 어리석고 불쌍한 내가 주인공의 자리에 앉고 일어나길 반복할 따름입니다.
페르소나
우리는 페르소나에 대해 크게 오해하고 있습니다. 진짜 얼굴은 따로 있고, 페르소나는 가짜 얼굴이라고 생각하죠. 심지어 그 가짜얼굴에 구속받고 있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진짜는 무엇이고, 가짜는 또 무얼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건 거짓이고, 우리 마음에 담아두는 건 진실일까요? 페르소나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또한, 그것은 다시 우리를 만듭니다. 그렇게 서로를 빚어내며 우리가 인지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생산합니다. 어떤 이미지가 거짓이고 진실인지 애당초 구분되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이미지가 그저 사실일 뿐입니다.
1st Path 나도 몰랐던 내 검은 감정
- 불안 : "견딜 만한 불안에 대한 이야기"
- 미움 : "미움을 강렬하게 만드는 미워하지 말자는 결심"
- 강박: "우리 안에 만들어 놓은 마음의 감옥"
- 외면 :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
- 답답함 : "답답함이 끌어안고 있는 감정들을 찾아서"
- 고통 : "공감적 이해를 통한 고통의 공유"
- 자책 : "자기객관화를 통한 사실과 감정 분리 연습"
- 울적함 : "차분하게 마음을 달랠 준비"
- 고민 : "분명한 욕구와 고민의 상관관계"
- 고단함 : "자신을 위한 소확행의 재정의"
- 실망 : "경험과 상처라는 실패의 두 이름과 실망의 상관"
- 고달픔 : "잊어버린 권리를 되찾아야 할 필요"
2nd Path 타인으로 인한 검은 감정
- 수치심 : "무가치한 나와 완ㄴ벽한 자아상의 힘겨루기"
- 초라함 : "질문으로 관찰하는 초라함의 조건"
- 억압 : "있는 줄도 몰랐던 내 안의 분명한 마음"
- 혼란함 : "우리의 감정은 언제나 옳다."
- 고갈된 자존감: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 분노 : "화가 난 상태와 화를 내는 상황의 차이"
- 갈등 : "욕구 충돌과 마음의 균형 사이"
- 긴장 : "긴장감의 고백이 선사하는 마음의 이완"
- 모멸감: "다름에도 불구하고 평등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
- 불편 : "타인을 통해 본 바람직하지 못한 나의 마음"
- 무력감 : " 지금 경험하는 미래에 대한 체념"
1st Station.
- 자각 : "자기 몫의 감정을 제대로 아는 일"
- 희망 : "좌절은 희망의 인과론적 필요조건"
- 무의미: "의미는 탄생이 아닌 목적을 가진 발생"
- 당황 :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내면 발견"
- 노여움 : "타당한 분노에 대한 질문"
- 허무 : "주인공 없이 치러지는 축제"
- 자기방어 : "과잉보호의 부작용"
- 불안의 탄생 : "불완전한 삶에서의 영원한 친구"
- 소진 : "사소한 시간의 사소하지 않은 치유력"
- 회한 : "허비된 시간에 대한 후회"
- 상처 :"상처를 낫게 하는 기분의 언어화"
- 성찰 : "낯선 내가 바라본 익숙한 내 모습"
- 혼돈 : "복잡하게 얽힌 생각이 일으키는 마음"
- 착각 : "생각과 사실의 혼동"
3rd Path 불안에서 오는 검은 감정
- 번아웃 : "한없이 타오르던 자신이 사라지고 난 후"
- 걱정 : "걱정을 대하는 긍정적 태도에 관하여"
- 회피 : "감정에 대한 무책임"
- 막막함 : "당연함의 행방불명"
- 예민함 :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일의 중요성"
- 의존 :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 의심 : "일상 속 작은 성공의 지속성과 연속성의 힘"
- 초조함 : "오늘의 일은 오늘, 내일의 일은 내일"
- 측은함 : "나는 나의 방식대로, 상대는 상대의 방식대로"
- 감정 기복 :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자기 통제력의 소용"
4th Path 우울에서 오는 검은 감정
- 슬픔 : "부정 감정으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하는 치유 감정"
- 쓸쓸함 : "말과 마음 사이 어떤 오해도 없이"
- 공허 : " 타인의 욕망과 나의 욕망의 적정 배분"
- 외로움 : "관계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 자기혐오 : "스스로 내린 부정적 평가 역시 변한다는 것이 진리"
- 애도 : "슬픔을 슬픔답게, 고통을 고통답게"
- 무감함 : "마음의 생존을 위한 겨울잠"
2nd Station.
- 포기 : "매달렸던 일로부터 해방"
- 공포 : "고통받는 자신을 견뎌내야 하는 괴로움"
- 우울 :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기 부재의 확인"
- 아득함: "삶의 방향은 언제나 전진"
- 너그러움 : "완전함이 주는 포용력"
- 시름 : "평정을 위한 걱정의 수위와 횟수의 관건"
- 고립감 : "지속적 자기 상실 상태의 위험"
- 자기파괴 : "실제와 허상의 극렬한 차이가 주는 폐해"
- 내적 절망 : "스스로 만들어낸 절망의 계기"
- 무관심: "내 감정을 아는 일은 곧 나를 아는 일"
- 냉정 : "반복된 억압이 가져온 감정의 멸종"
- 비관 : "비합리적 기준만으로 지금의 나를 대할 때"
- 부정 : "은밀하지만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속이는 일"
- 연민 : "어리석고 가엾은 내가 주인공이 된 순간"
- 페르소나 : "어떤 이미지든 모두 자신이라는 당연한 사실"
- 직면 : "부정해온 내 모습의 정면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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